미래 친환경 건설 위한 살아있는 실험실된 스마트 빌딩
한때는 연례 만국 박람회가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미래 건축” 전시장이었다. 세계 전역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초현대적인 전시관에 몰려들어서 장래 건설업이 가져올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오늘날 환경에 대한 관심은 발전을 위한 열정과 균형을 이룬다. 한때 사람들은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s)과 비행접시처럼 생긴 전망대를 목표로 삼았지만, 이제 건설업계 리더들은 빌딩을 환경 친화적으로 만들고 입주자의 요구에 더 잘 대응하는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더 큰 그림을 보려고 더 조금 생각하는 것이다.
고성능 단열재 및 건물 외장 글로벌 선도 기업인 킹스팬(Kingspan)이 진행한 산업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발전적인 사고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구 결과, 빌딩 건설 및 운영에서 소모하는 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소모량의 36%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역류식 수력 발전 시 배출량 포함)의 39%, 전 세계 매립쓰레기의 약 30%가 건설 분야에서 나온다고 조사됐다.
환경을 생각하다
이 연구는 킹스팬의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인 ‘아이콘(IKON)’의 설계와 건설이 어떠한 모습인지 알려준다. 아이콘은 2019년 더블린(Dublin) 북쪽 캐번 카운티(County Cavan)의 강줄기와 호수로 둘러싸인 곳에 문을 열었다. 킹스팬은 환경 친화적인 미래를 향한 결심으로 여기에 1천만 유로를 투자했다. 이곳은 “살아있는 실험실”로, 엔지니어가 신소재의 에너지 절약 특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실제와 완벽하게 같은 환경을 제공한다.
킹스팬 마이크 스텐슨(Mike Stenson) 이노베이션 책임자는 “아이콘의 초창기 아이디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연구 결과를 첨단 소재에 결합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디지털 빌딩을 우리가 처음부터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아이콘 도처에 다수의 센서가 설치되어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사례에 기반한 업무공간을 만들려고 자연광, 빗물, 태양전지판, 기타 요소를 활용했다”고 이야기했다.
지속가능한 빌딩에 대한 포부
킹스팬의 10개년 계획에 지속가능성에 집중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비율을 60%까지 늘리다는 게 포함돼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목표는 2030년까지 제조 과정에서 탄소중립(net zero carbon)을 달성하는 것이다.
킹스팬 비앙카 웡(Bianca Wong) 글로벌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건설업은 탄소 집약적인 산업”이라고 하며, “제조사는 모두 이러한 이슈를 다룰 의무가 있다. 아이콘에서 얻은 지식은 우리가 탄소중립 약속을 달성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우리 고객들이 각자의 빌딩을 탄소중립 빌딩으로 세우도록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콘 건물 자체도 이미 재활용했거나 앞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여 세워졌다. 설계 단계에서 빌딩 에너지 모델링으로 많은 작업을 수행했다. 스텐슨 이노베이션 책임자는 “이를테면 지붕의 태양전지판은 빌딩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35%에 해당하는 전력을 생산한다.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기를 갖추고 있으며, 빗물을 화장실과 위생 설비에서 이용하는 빗물 처리 시스템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빌딩 단열재는 재활용한 플라스틱 병으로 만들었다. 킹스팬은 매년 플라스틱병 3억~4억 개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디지털에서 영감을 얻다
킹스팬의 디지털 팀도 아이콘에 입주해 있다. 이 팀은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을 제품에 접목하는 방법, 인더스트리 4.0을 대비하는 방법, 새로운 빌딩을 지을 때 “모델 우선(model first)” 접근 방식에 맞추어 조정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아이콘은 건설 분야에서 중요한 몇 가지 질문을 하기에 완벽한 환경을 디지털 팀에 제공한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이 빌딩 관리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건축 설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기술 파트너십과 자체적인 연구를 통하여 아이콘을 세계 최초의 레벨-5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으로 만드는 것이 킹스팬의 목표다. 오토데스크 Forge(포지)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사물인터넷(IoT) 기기 및 비디오 카메라로 아이콘의 풍부한 3D BIM(빌딩정보모델링) 데이터로 건축 성능을 시각화하고, “입주자를 의식한” 빌딩을 만든다.
데이터 기반 건설
킹스팬 브라이언 글랜시(Brian Glancy) BIM 전략 책임자는 “예컨대 우리는 사람, 행동양식, 시간에 관련된 데이터를 익명으로 수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작업 환경에 맞는 기능성 제품 아이디어를 더 잘 실현할 수 있다. 입주자의 행동에 맞춘 빌딩은 향상된 단열재 성능으로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미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글랜시는 더 나은 빌딩 데이터는 HVAC 등의 시스템과 위생 시설이 인간의 활동에 더 잘 반응하게 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오토데스크의 컴퓨터 비전 시스템(computer-vision system)을 아이콘에 배치했다. 애당초 익명성을 고려하여 설계된 이 시스템은 비슷한 솔루션에서 데이터 사용 문제를 직접 다루게 된다. 비록 시스템이 아직 연구 개발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킹스팬의 팀은 시스템을 행동 분석용으로 사용하여 익명의 입주자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건물 골격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려고 했다.
인간 활동을 데이터로 바꾸고 각 방이나 각 층의 에너지 소비량 또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공간을 차지하는 방식 등의 측정값을 분석해, 킹스팬은 건설업계가 더 좋은 입주자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기를 원한다. 이러한 모델은 에너지 효율이 더 좋고 편안함, 웰빙, 생산성에 최적화된 빌딩을 짓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습하는 빌딩
스텐슨 이노베이션 책임자는 데이터를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고, 친환경 재료에 의존하며, 살아있는 실험실 구조를 갖춘 아이콘이 앞으로 몇 년간 계속 킹스팬과 건설업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킹스팬 팀의 연구는 언젠가 빌딩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행동 데이터 및 환경 데이터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모던하고 상호 연결된 빌딩의 서브 시스템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입주자의 생산성은 물론 편안함도 유지할 수 있다.
아이콘의 데이터 사용은 건설업이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에 기여하도록 돕는 것일 수도 있다. 매우 정밀한 빌딩 데이터에 접근함으로써 빌딩을 해체하거나 재단장할 때 어떤 재료와 구성 요소를 사용하고 어디에 배치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정보는 재료 수거를 쉽게 하고, 빌딩 철거 현장을 쓰레기장이 아닌 자원의 보고로 바꾸게 된다.
스텐슨 이노베이션 책임자는 “아이콘은 데이터를 이용해 빌딩과 설계 소프트웨어를 실제 상황에서 시험해 보고, 태양열을 이용하는 등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고, 액세스 제어 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왔다”라면서 “이제 겨우 초석을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