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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시각 효과(VFX) 업계는 경제적 난관을 여러 차례 헤쳐 나가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는 도전적이면서도 변혁적인 시기를 보냈다. 그런 와중에도 생존에 그치지 않고 번창하기까지 한 어느 VFX 스튜디오의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바로 한국의 덱스터 스튜디오(Dexter Studios)다. 비록 더 많은 제작사가 CGI를 활용하여 시각 효과를 강화하면서 제작 기간은 단축되고 작업량은 증가했지만, 덱스터 스튜디오는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며 업계를 선도해 왔고, 사업을 더 확장하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덱스터 스튜디오는 현재 8개 사업부에 3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2021년에는 가상 프로덕션 시설인 D1 스튜디오까지 추가했다. 김혜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VFX, 디지털 인터미디어트(digital intermediate), 가상 프로덕션, 사운드 디자인 및 제작이 모두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국내 유일의 "종합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라고 소개했다.
덱스터는 황금종려상과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도 참여했다. 2015년 한국 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공개 상장된 유일한 VFX 기업이었고, 이는 영화 산업 전반에서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제외한 기업으로서는 획기적인 성과였다. 2024년에는 오토데스크 Design & Make 어워드에서 아시아 기업 최초로 올해의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혁신 기업(Media & Entertainment Innovator of the Year)으로 선정되었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2013년 어드벤처 영화 <미스터 고>를 제작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영화에는 사내 초기 아티스트 팀이 전담하여 구상하고 작업한 야구하는 고릴라가 등장한다.
김혜진 CSO는 "당시 한국 VFX 업계는 자체적으로 모든 작업을 해내는 것이 정말 힘들고 어려웠다"며 "하지만 한국의 1세대 VFX 아티스트들은 그저 해내겠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최선을 다했고,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이 영화로 덱스터 스튜디오는 업계에서 인지도를 얻게 되었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확고한 철학을 갖게 되었다. 어쨌든 영화에서 고릴라가 야구를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미스터 고> 이후에는 CGI 물 시뮬레이션이 많이 사용된 영화 <해적>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신과 함께> 시리즈로 이어졌고, 이 시리즈를 통해 덱스터 스튜디오는 새롭게 도약하며 한국적 캐릭터라는 주제를 탐구하게 되었다. 여러 사후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이 시리즈의 VFX 작업을 위해 아시아 문화와 불교에서의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을 참고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7개의 서로 다른 디지털 세계를 구현해야 했고, 새로운 부서들이 형성되면서 덱스터 스튜디오의 아티스트들은 다양한 새로운 환경과 이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작업 방식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작업량은 계속해서 증가했고, 수많은 아티스트의 생산성과 만족도를 유지하기 위한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했다. 때로는 덱스터의 독자적 소프트웨어 파이프라인인 VELOZ와 같은 맞춤형 도구와 플랫폼을 구축해야 했다. VELOZ를 활용하고, 오토데스크 Maya(마야)와 OpenUSD(오픈USD)를 창작 워크플로 전반에 통합하여, 쇼트별 작업 시간을 50%까지 단축했다.
김혜진 CSO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디지털 휴먼, 3D 스캐닝/사진측량, 퍼포먼스 캡처, 그리고 에이징/디에이징과 같은 제작 기법에서도 최적의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설계 및 제작 업계의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동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김 CSO는 "AI가 우리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반복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AI는 단 몇 시간 만에 수많은 콘셉트 아트를 그릴 수 있는데, 아티스트가 작업하면 하루 종일 걸릴 일"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가 더 많은 작업을 맡게 되면서, AI는 아티스트들이 창작에 전념하고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효율을 높여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김혜진 CSO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앞으로도 더 높은 수준의 콘텐츠 검증 환경에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콘텐츠 소비 패턴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모든 감독, 작가, 제작자가 VFX 업체를 운영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사업에 위험 요소가 된다. "그래도 더 효율적인 작업 프로세스를 갖추고 고품질을 유지해 간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김 CSO는 말했다.
덱스터 스튜디오의 성장을 이끄는 또 하나의 중심축은 R&D에 집중하는 것이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가장 중요한 이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김혜진 CSO는 회사가 아티스트들의 필요를 기반으로 연구 및 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 핵심은 백엔드 인프라를 구축하여 아티스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공간과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아티스트들이 Maya를 사용하여 애니메이션과 효과를 제작하는 동안, 회사는 파일 관리와 팀 간 데이터 공유를 간소화하기 위해 OpenUSD를 통합했다. 이렇게 파이프라인 관리를 위한 맞춤형 사내 자동화 도구인 VELOZ가 탄생했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역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들어오기 시작하던 회사 설립 초기에 이 관리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는 덱스터 스튜디오가 급속한 성장 속에서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자체 비법을 개발해야했음을 의미한다고 김혜진 CSO는 말했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VFX 작업을 담당하는 아티스트가 아닌, 프로젝트 필요성을 관리하는 인력으로 구성된 여러 프로젝트 관리팀을 운영하여 일정을 관리하고 고객과 소통한다.
" 그 관리팀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예산과 시간을 관리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작업 환경은 아티스트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김 CSO는 말했다.
젊고 야심 찬 아티스트들에게 과도한 업무 강도가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진 업계에서, 덱스터 스튜디오는 특히 사람을 중심으로 두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는 330명의 아티스트가 있고, 좋은 분위기의 건강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김 CSO는 말했다. 휴게실에서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복지도 갖추고 있지만, 덱스터는 그 이상을 지향한다. "VFX는 회사의 핵심 사업이고, 반드시 협업을 통해 진행되는 일이기 때문에 팀워크를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니까요."
할리우드 업계는 물론 몬트리올, 런던, 뭄바이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권에 있는 모든 회사는 고정된 단가와 가혹한 마감 일정으로 장시간 노동 및 번아웃을 겪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덱스터스튜디오는 대체 휴무제 등과 같은 제도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를 규정한 한국의 노동법을 준수하고 있다. 또한 아티스트들이 주어진 시간 내에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도록 충분한 휴식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여 지속 가능하고 즐거운 업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요즘 젊은 세대는 극장에 앉아서 두 시간짜리 영화를 끝까지 보는 걸 어려워하죠. 짧은 영상에 익숙해져서 집중력이 낮아진 것 같아요. 실제로 어떤 콘텐츠에 30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김혜진 CSO가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혜진 CSO는 자신이 하는 일의 종말을 예언하기보다는, 앞으로 콘텐츠가 서로 다른 두 시장을 대표하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수준 높은 콘텐츠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회사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서 그 의도를 더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2021년에는 디지털 인터미디어트(DIM) 및 사운드 서비스를 확장할 새로운 시설을 갖춘 스튜디오를 추가로 열었다. 같은 해에 새로운 가상 프로덕션 부문도 출범했다. 자회사인 덱스터 픽쳐스(Dexter Pictures)를 통해 자체 IP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있다. 총 21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그중에 한국의 tvN 채널에서 방영되는 드라마가 있고 현재 제작 중이다.
또한 덱스터는 첫 번째 B2C(Business to Consumer) 프로젝트인 뉴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미디어 아트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서 깊은 도시 경주에 자리한 <플래시백 그라운드: 계림>은 고대 신라의 전통 신화에서 영감받은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로, 덱스터가 지닌 스토리텔링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2025년 하반기에 개관하여 10월 경주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 이어 경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덱스터 크레마(Dexter Krema)는 디지털 뉴미디어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며, 덱스터 스튜디오의 서비스 영역 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기회를 만들어 낸다. 덱스터는 가상 프로덕션, VFX, 사운드, 디지털 인터미디어트 분야에 걸친 폭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형태의 광고, 디지털 광고, 옥외 광고, FOOH(Fake Out of Home, 가짜 옥외 광고)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광고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러한 통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덱스터 스튜디오 및 자회사들은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고객과 관객층에 맞춰 더욱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으며, 그룹 전체가 지식을 공유하고 확장하는 학습 경험을 조성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VFX의 기본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며, 김혜진 CSO 역시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관객들은 흔히 덱스터의 최고 작업물을 눈치채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VFX가 가장 성공적인 경우죠." 김혜진 CSO가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기생수: 더 그레이>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관객들은 이야기에 너무 몰입해서 그 뒤에 숨어있는 CGI나 VFX는 생각조차 하지 않아요. 그저 서사에만 몰두하죠.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양의 CGI가 사용되었고, 저희에게는 그것이 바로 진정한 성공의 척도가 됩니다."
드류 터니(Drew Turney)는 자신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자란 후 다른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터니는 기술, 영화, 과학, 도서 등에 관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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