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건설 업계가 기후 긍정적 디자인으로 더 푸른 미래를 만들기 위한 7가지 방법

MASS 디자인 그룹이 어떻게 전체론적 디지털 퍼스트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건축을 실현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르완다 농업보존연구소(RICA) 캠퍼스는 MASS 디자인 그룹의 기후 긍정적 디자인에 대한 전체론적 접근 방식을 구현한 사례다.

한 시골 지역에서 안전 장비를 착용한 작업자가 공사 중인 목조 구조물 쪽으로 걸어간다.

Taz Khatri

2025년 12월 2일

분: 읽기 시간
  • 건물 부문(건설, 난방, 냉방, 조명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포함)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와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업계 전반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 MASS 디자인 그룹은 기후 긍정적디자인을 위한 통합적 접근 방식으로 더 나은 실천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 정해진 해법은 없지만, 이 일곱 가지 전략은 업계 변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기업이 가장 효과적인 변화를 고민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MASS 디자인 그룹의 수석 건축가 테일러 클링켈(Taylor Klinkel)은 르완다 농업보존연구소(RICA)가 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건축 자재가 만들어진 장소와 공사 현장 사이의 짧고 투명한 이동 경로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 경로는 너무 짧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서 둘러볼 수 있을 정도였다.

클링켈은 “타일에 쓸 점토를 가져와서 가마에서 굽는 모습, 가마에 쓸 나무가 어디서 왔는지 등을 직접 볼 수 있었고, 나중에는 그 타일이 시공 현장에 도착하는 것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지 기반 공급망과는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건축 자재가 긴 여정을 거치며 대량의 탄소를 배출한다. 예를 들어 헤드라인 이면의 건설 경제 분석(Construction Analytics Economics Behind the Headlines)이라는 전문 블로그에 따르면 미국은 건설용 철강 4000만 톤 중 약 3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이피션시 인텔리전스(Global Efficiency Intelligence) 측은 “2019년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미국이 수입한 철강의 내재 탄소 배출량은 CO₂ 약 3800만 톤에 달하며, 이는 2019년 미국 철강 산업 전체 CO₂ 배출량의 약 4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자재 이력은 기후 긍정적 디자인을 수용하기 위해 개편이 필요한 건설 산업의 여러 측면 중 하나에 불과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측은 “건축 부문에는 건설, 난방, 냉방, 조명에 쓰이는 에너지는 물론이고 집과 기업에 설치되는 각종 설비와 장비까지 포함되는데, 이렇게 따져보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와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MASS 디자인 그룹은 건축가, 조경가, 엔지니어, 작가, 영화 제작자, 연구자 등 20개국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비영리 단체다. 이들은 건설 산업을 다시 바라보고, 파괴적인 산업이 아닌 환경을 회복시키는 산업으로 바꾸기 위해 7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1. 전체론적 접근 채택하기

MASS 디자인 그룹이 올해 발표한 지속가능성 실행 계획에 따르면 건설 산업은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원자재를 가장 많이 소비하고 전체 폐기물의 3분의 1을 배출한다. 건물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프리카의 건축 연면적은 206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MASS 디자인 그룹은 기후 긍정적 미래를 만들기 위해 통합적 접근 방식을 제시하며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한다. 이 단체는 기후 긍정적 프로젝트를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보다 더 많은 양을 상쇄하거나 흡수하는 프로젝트”로 정의한다. 간단히 말하면 기후 긍정적 프로젝트를 기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환경 회복 및 개선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로 규정한 것이다.

2. 조직 내 전문 분야 다각화하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문서와 건축 도면을 검토하며 협업하고 있다.
통합적 디자인 접근 방식을 구축하려면 다양한 분야를 통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통합적 접근 방식을 구축하는 과정은 기업이 활용하는 전문 분야를 바라보는 방식과, 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협업하게 할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수석 조경 디자이너 테일러 싱클레어(Taylor Sinclair)는 “그게 바로 MASS의 강점”이라며 “우리 조직 안에는 정말 다양한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있는데, 비영리 단체로서 파트너를 검증하고 우리와 방향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어 그런 대화를 나누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조경 디자인과 같은 요소를 함께 고려하면, 프로젝트가 미치는 전체 환경적 영향을 파악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이는 대학 캠퍼스를 기후 긍정적으로 설계해야 했던 RICA와 같은 MASS의 프로젝트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싱클레어는 “조경적 관점에서 우리는 내재 탄소 상쇄 접근법을 토대로 생산적인 경관을 조성하려고 노력한다”며 “사내에 조경, 엔지니어링, 건축 부서가 모두 있어서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고, 덕분에 가장 효율적인 건물을 만드는 책임이 전부 건축가에게만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3. 팀 협업 도구로 디지털 모델 활용하기

건축가가 컴퓨터로 건물의 3D 디지털 모델을 제작하고 있다.
단일 디지털 모델을 사용하면 어디서든 협업이 더 쉬워진다.

회사가 기술 솔루션에 투자할 때 프로젝트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단일 모델을 사용하면 참여자들이 어디에 있든 협업이 훨씬 원활해진다. MASS는 여러 분야의 팀이 문서를 주고받을 필요가 없도록 하나의 모델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오토데스크 Revit(레빗)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공정, 자재 사용, 지속가능성 목표를 평가하는 과정도 훨씬 투명해진다.

“분야를 넘나드는 협업은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가능성 목표를 더 빨리 달성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어떤 게 일치하고 어떤 게 일치하지 않는지, 다른 팀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전체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죠.” 싱클레어는 말했다.

4. 지표 체계 수립하기

햇빛이 드는 건물 외부 아트리움에서 한 남성과 한 여성이 밝은 색 목재 패널로 둘러싸인 공간을 걸어가고 있다.
건축 자재를 선택할 때, 디자이너는 탄소 발자국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RICA 캠퍼스에서 MASS 디자인 그룹이 그렇게 한 것처럼 말이다. 이미지 제공: 이완 반(Iwan Baan).

MASS는 기후 긍정적 프로젝트를 구축하기 위한 지침으로 지속가능성 실행 계획에 두 가지 핵심 지표를 수립했다. 첫 번째는 ‘성능과 자재 이력(Performance and Provenance)’ 이니셔티브로, 건축 자재가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설치 이후 전 생애 주기 동안 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에 중점을 둔다. 하지만 MASS 디자인 디렉터 크리스 하디(Chris Hardy)는 자재 이력을 정의할 때는 내재 탄소를 넘어선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디자이너로서 자재를 고를 때는, 자재의 원산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재에 얽힌 이야기와, 생산에 관여한 사람들까지 함께 고려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RICA 설계에서 MASS 디자인 그룹은 벌목 과정이 다른 경영림보다 훨씬 파괴적이고 성장 속도도 매우 느린 동부 콩고의 숲을 벌목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했다.

자재 선택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VC는 배관 등 건물 자재로 널리 쓰이지만, 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디는 루이지애나주에서 암 골목(Cancer Alley)이라고 불리는 한 지역을 언급하며 “그곳은 PVC 생산 시설이 밀집한 곳인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공장 오염에 노출된 인근 주민들에게 특정 암의 발병률이 눈에 띄게 더 높다”고 말했다.

자재 이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건물의 ‘기후 등급’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해당 자재의 생산 및 채굴 과정에서 지역사회가 착취될 위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5. 성과 평가하기

‘성능과 자재 이력(Performance and Provenance)’ 이니셔티브에서 ‘성능’은 자재가 설치된 이후 어떤 성능을 발휘하는지를 살펴본다. 유해 가스를 방출하는가? 건물 이용자에게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가? 실내 공기질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 이니셔티브가 디자이너들이 가까이 두고 써도 안전하고 유해 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자재를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이 정말 기대됩니다. 건물을 사람과 식물 모두에게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고,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클링켈은 말했다.

성능의 또 다른 측면은 건축 자재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언제 교체가 필요한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하디는 “프로젝트의 전 생애 주기를 고려해야 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가까운 곳에서 만든 자재보다 수명이 길고 성능이 뛰어난 수입 자재가 더 나은 해법이 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기후 긍정적인 미래를 보장해 줄 만능 해법이나 쉬운 정답은 없다. “프로젝트별, 지역별, 생태계별로 맞춤화된 해법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는 데이터 분석과 협업, 관계 구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워낙 많아서, 한 가지만 우선시한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 통하는 해법이 되진 않죠.” 하디는 말했다.

6. 영향 평가 체계 구축하기

안전 장비를 착용한 HVAC 기술자가 실외 에어컨 장치를 점검하고 수리하고 있다.
최대의 운영 효율을 위해서는 HVAC와 기타 건물 시스템을 최종 사용자가 쉽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MASS가 ‘지속가능성 실행 계획’에서 제시한 두 번째 핵심 지표는 영향 평가 체계(Impact Framework)다. 이 체계는 설계, 시공, 운영 과정의 의사결정이 자재 시스템, 건물 시스템, 생태계 등 세 가지 범주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 각 범주는 ‘환경 회복 및 개선 질문(regenerative questions)’이라 불리는 일련의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생태계’ 범주의 질문 가운데 하나는 “이 부지가 토양과 수질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이며, 또 다른 질문은 “이곳을 바로 옆의 자연 그대로인 장소만큼 비옥한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이다.

클링켈은 이런 환경 회복 및 개선 질문을 던지는 것이 디자인의 일상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가 이곳을 초기 상태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토착 식생과 동물을 늘리고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도심 속 프로젝트에서도 항상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두 번째로 건물과 자재, 구조물에 담긴 탄소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를 묻죠. 세 번째 질문은 운영 탄소에 관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건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운영 효과를 고려하는 실질적인 예로는 최종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HVAC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이 있다. “일조 분석과 실제 기계 시스템을 검토해서, 건물주가 쓸 수 없을 만큼 복잡하지 않은지 꼭 확인합니다. 시스템이 지나치게 까다로우면 결국 유지비가 더 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필터 하나를 제때 안 갈았다는 이유로 요금이 더 많이 나오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클링켈은 말했다.

7. 건축 대안 검토하기

디자이너들이 모니터와 태블릿에 띄운 디지털 건축 도면을 보며 책상 주변에 둘러서 있다.
디자이너들이 모니터와 태블릿에 띄운 디지털 건축 도면을 보며 책상 주변에 둘러서 있다.

때로는 가장 환경 친화적인 해법이 건물을 작게 짓거나, 아예 짓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MASS의 지속가능성 실행 계획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다 보면 최선의 해법이 ‘아예 짓지 않는 것’일 때도 있다는 뜻밖의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MASS는 비영리 단체의 신축 건물 설계를 의뢰받았을 때, 먼저 그 단체에 실제로 필요한 사항을 면밀히 살펴본 뒤 새 건물이 정말 문제에 대한 해법인지 묻는다.

하디는 “프로젝트 초기에 일반 건축가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곤 했다”며 “비영리 파트너와 함께 일하다 보면 건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건물보다 전략적 비전 계획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 건축하는 일이 불가피하다면 우선 규모를 줄여 짓고, 가능하면 기존 건물을 재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기존 건물의 재사용이나 개조가 불가능하다면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신축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해법이다.

기후 긍정적인 미래를 이루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MASS 디자인 그룹은 건설 업계의 기존 관행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기후 긍정적 미래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하디는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의 건축 환경이 돌아가는 방식은 그 자체로 환경에 해롭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환경에 끼친 피해가 너무 커서, 특히 배출 비중이 이렇게 큰 산업이라면 기후를 꼭 중요한 의제로 삼아야 합니다. 앞으로는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모든 과정에서 더 회복력있고, 더 균형 잡히고, 생태를 먼저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필자 소개: Taz Khatri

Unable to find request data. Please check your configuration.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