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태풍에 견디는 풍력 터빈, 외딴섬에 에너지를 공급하다

이미지 제공: 챌레너지(Challenergy)
  • 일본의 에너지 스타트업 챌레너지는 섬의 전력 수요에 초점을 맞춘다.
  • 개발 단계에서 실행한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피드백이 제품 설계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다.
  • 필리핀 바타네스 제도에서 첫 터빈 운영이 시작됐다.
  • 이는 외딴섬에서 시작되는 수소 기반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나타낸다.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와 엄청난 규모의 태풍으로 인해 일본 전력 인프라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세계 기후 위험 지수 2020년판(PDF, 6쪽)의 계산에 의하면 일본은 극한 기상 사건으로 인한 피해 부문에서 필리핀을 능가했으며, 여기에는 2018년 일본 호우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큰 영향을 미쳤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미즈 아쓰시(Atsushi Shimiz)는 수직 실린더가 날개 역할을 하는 독특한 풍력 터빈을 만들어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 터빈은 마그누스(Magnus) 효과로 알려진 물리적 원리를 적용하여 전력을 생성한다. 시미즈는 이 발명품으로 특허를 받은 뒤 챌레너지(Challenergy)를 설립했다. 이후 시미즈는 기존 디자인의 효율성 문제를 극복했으며, 이제 이 날개 없는 풍력 터빈은 강한 태풍 속에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그는 2016년 오키나와 난조시에 설치된 1킬로와트 시험용 기계로 현장에서 자신의 설계를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이시가키섬에 설치된 10킬로와트 현장 시험용 터빈. 이미지 제공: 챌레너지(Challenergy).

그 이후로 풍력 발전의 추세는 급격하게 변했다. 시미즈는 일본의 FIT(feed-in-tariff, 발전차액지원제도) 시스템 채택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소형 풍력 터빈 시스템 개발이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시미즈는 “태양 에너지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당시 우리는 FIT 프레임워크를 활용에 중점을 뒀다”며 "그래서 더 큰 10킬로와트 시스템을 더 효율적이고 수익성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챌레너지는 일본 외 국가에서 만든 저렴한 가격의 날개 터빈이 지배하는 시장에 침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그리고 에너지 가격이 원래 값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FIT 프레임워크 내에서 이익을 내기가 어려우리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시미즈는 태풍 상황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 1 킬로와트 시험용 플랫폼을 통해 기술의 효과를 입증한 이후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라는 원래의 비전을 추구하는 데 다시 집중했다. 그는 10킬로와트 터빈 개발을 계속하면서 FIT에 의존하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싶었다. 2018년에 챌레너지는 오키나와 이시가키섬의 시험 현장에 양산형 시제품을 설치했으며, 2020년 제품 출시를 계획했다.

풍력 터빈은 설계로 인해 크기가 커질수록 비용 대비 효율도 좋아진다. 표준 풍력 터빈 제조업체는 점점 더 큰 크기를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날개의 길이가 100미터에 이르는 대형 모델이 개발 중이다. 시미즈는 "풍력 발전 사업 개발의 역사를 통틀어 변하지 않았던 단 한 가지 요소는 더 큰 터빈을 향한 경쟁이었다"며 “지금은 가장 큰 터빈을 만들 수 있는 회사에만 이목이 쏠려 있는데, 마치 거대한 공룡들의 퍼레이드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챌레너지는 경쟁이 치열한 거대 풍력 터빈 시장을 피해 외딴섬에서 틈새 발전 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을 펼쳤다.

시미즈는 "섬 지역 사회는 디젤 발전기에 의존해 전력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에는 연료 확보와 저렴한 전력 생산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 대해 큰 희망을 품었지만,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쉬운 해결책이 없죠. 섬에는 태양광 발전 농장에 필요한 토지는 부족하지만 바람은 충분히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풍향과 풍속이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블레이드 기반 터빈이 자주 손상됩니다. 저희 터빈을 통해 섬 지역 사회는 언젠가 디젤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원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창작을 뒷받침하는 시뮬레이션

필리핀에서 사용될 챌레너지의 첫 터빈은 초당 70미터(약 156mph)의 풍속을 견딜 수 있으며, 이는 필리핀의 건축 표준을 충족하고 건설용 중장비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이미지 제공: 챌레너지(Challenergy).

벤처 비즈니스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는 대량 생산에 적합한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다. 챌레너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시미즈는 "소규모 1킬로와트 터빈의 경우 구조물에 많은 응력이 가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성능과 구조적 강도를 모두 제공하는 설계를 구상하기가 비교적 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터빈이 커지면 대량 생산 실행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게와 강도를 최적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제품을 만들 때는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죠. 소프트웨어와 달리 물리적 디자인은 만들고 나서 고칠 수 없습니다. 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작업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챌레너지는 창립 당시부터 Autodesk Inventor(인벤터)를 사용했고,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자 얼마 안 있어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기 위해 Inventor Nastran(인벤터 나스트란)의 모든 기능을 사용했다. 시미즈는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면 실제 측정을 수행할 수 없는 다른 풍향 각도에서든 암 구조물 내에서든 응력을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시뮬레이션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설계 매개변수를 빠르게 조정할 수 있는데, [계획-실행-검증-개선(Plan-Do-Check-Act)] PDCA 사이클의 설계 및 분석 단계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와 같은 벤처 기업에서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풍력 발전을 넘어서는 비전

챌레너지의 사장 겸 CEO인 시미즈 아쓰시(Atsushi Shimizu, 오른쪽)와 기계 설계 엔지니어인 구로다 요시오(Yoshio Kuroda). 이미지 제공: 챌레너지(Challenergy).

챌레너지는 섬 기반 배치 전략에서 필리핀의 바타네스 지방을 10킬로와트 터빈을 배치할 첫 장소로 정했다. 시미즈는 "지리적으로 이시가키섬과 가깝고 태풍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상황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관광이 주요 산업이지만 전력 전송 네트워크는 취약하며 매일 정전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방문한 현지 식당에는 작은 발전기가 있었고, 전원이 꺼질 때마다 직원이 발전기의 전원을 켰습니다."

필리핀에는 7000개 이상의 섬이 있으며 그중 수백 개에 사람이 거주하고 있고 전기가 필요하다. 시미즈는 "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일본이나 필리핀의 문제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에너지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는 전 세계 섬 지역사회로부터 더 많은 문의를 받고 있는데 그중 많은 곳이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수요가 아주 높다는 것은 우리의 전략이 옳다는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섬 국가들은 필수 관광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환경을 중시하는 관광 산업에서 디젤 발전기로 인한 오염은 문제가 된다.

시미즈는 " 태양광 농장에 적합한 토지는 이미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섬에서 직사광선을 받는 시간은 종종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섬 지역 사회를 위한 태양광 발전을 하기가 어렵죠. 바람은 거의 항상 섬 위에서 불고 있지만, 섬 자체는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여 기존의 날개 기반 터빈에 문제를 일으키고 기계가 손상될 위험이 있습니다. 저희 풍력 터빈은 다른 어떤 재생 가능 에너지원보다 섬 지역 사회의 틈새 시장 수요에 더 잘 부합하며, 이는 앞으로의 전략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챌레너지가 개발한 필리핀 최초의 풍력 터빈은 2021년 8월 바타네스 제도에서 본격 가동되었으며, 시미즈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전력을 섬에 공급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미즈는 "우리는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하고 풍력과 결합하여 섬 주민들을 위한 수소 기반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이 작은 섬에 전력을 공급하고 거기서부터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하나의 섬에서 100% 수소 기반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면, 화석 연료가 없는 지상 낙원은 분명히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섬 국가를 수소 에너지의 원천으로 바꾸고 싶습니다. 태풍의 힘을 수소 생산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수출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수소 기반 사회의 형성을 추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섬나라들에게는 극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될 것입니다.”

필자 소개

야스오 마츠나가는 키보드 플레이어, 우주 영화 애호가, 레드시프트 재팬의 에디터이자 오토데스크 재팬의 콘텐츠 마케팅 관리자다.

Profile Photo of Yasuo Matsunaka -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