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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복원력 향상을 위한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

  • 미국의 많은 인프라 시스템은 본래 20세기 중반 인구와 기후에 맞춰 만들어졌으며 전성기를 지난지 오래다. 
  • 심각한 홍수로 펜실베이니아 I-78 고속도로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미국교통부는 기상 이변으로 인한 인프라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선제적 노력을 강화했다. 
  • 인프라 현대화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이다. 클라우드 기반 작업 흐름, 예측 소프트웨어, 오토데스크 AutoCAD(오토캐드), GIS 매핑 시스템, 도로 센서, 신속한 건설 및 디지털 프로젝트 납품을 통해 변화하는 조건에 대응할 수 있다. 

2020년 8월 4일, 강력한 폭풍우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리 카운티(Leigh County)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약 8시간 동안 7인치 이상의 비를 쏟아 부어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낮은 I-78 고속도로 구간이 침수됐다. 미국 전역에서 갈수록 흔해지는 마이크로버스트(순간돌풍)는 예측할 수 없이 폭우를 쏟아내는 폭풍 유형이다. 이번 마이크로버스트로 인해 동쪽으로 향하는 차선이 몇 시간 동안 폐쇄되고 몇 킬로미터에 걸쳐 교통 체증을 빚었다. 고속도로 아래의 빗물 처리 장치는 도저히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 영향은 인근 지역까지 확대되어 수리가 이뤄질 때까지 도로가 폐쇄되었다. 

전세계적으로 20세기 환경에 맞춰서 지은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

”복원력에 관해 생각해야 한다. 만약 500년 또는 1000년에 한 번 일어날 법한 규모의 홍수가 발생하더라도 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해리스버그에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교통부(PennDOT) 본사 교량국 수석 교량 엔지니어이자 국장인 리차드 런옌(Richard Runyen)은 말했다. “도로 또는 교량 손상으로 인해 주 사이의 도로가 장기간 폐쇄돼서는 안 됩니다.”

물론 해당 문제가 펜실베이니아나 빗물 처리 장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 허물어져가는 댐과 교량부터 균열이 간 철도와 터널까지, 본래 20세기 중반의 인구와 기후에 맞춰 만들어진 많은 인프라 시스템이 전성기를 지난지 오래다. (전 세계 국가가 이러한 시스템이 향후 100년 이상 유지되고 견뎌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미국 정부만 해도 ‘청정에너지를 포함한 향후 인프라 및 산업’을 위한 부양책에 3조 5000억 달러(약 4826조 5000억 원, PDF 6쪽)를 투자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인프라 퇴화가 악화되면서, 교량 파손, 철로 휨 현상, 정수처리장 중단, 도로 뒤틀림 현상이 발생한다. 심각한 기상 이변은 인프라와 전체 교통 시스템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고장 나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노후화 때문이라고 런옌은 말했다. 미국에서 ‘토목업의 황금기’라 불리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지어진 건설 프로젝트는 구식 설계 모델과 건설 기준을 바탕으로 했다. 이제 이러한 시스템 중 다수는 유지보수 및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제방들이 만들어진 지 평균 50년이 됐으며, 22만 개의 교량 중 7만 개 이상은 보수 또는 교체가 필요하다. 

인디애나주 교통부의 시스템 성능 및 교통 정책 국장인 루이스 피건스(Louis Feagans)는 더욱 어려운 문제는 지난 50년 동안 세계가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주 정부 기관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며, 많은 주에서 발전하는 기술과 인프라 요구를 따라잡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와 고속도로, 교량은 화석 연료가 주를 이루고, 자동차와 트럭의 연비가 훨씬 낮고, 자동차 수가 훨씬 적고, 트럭에 실린 짐이 적고, 강우가 심하지 않고, 기온도 낮았을 때 만들어졌다. 

기후의 영향을 고려할 때, 반드시 인프라 시스템을 지속 가능하게 개선해야 한다. 런옌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구조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은 너무 과한 조치로 보여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20년 후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 및 모델링 

인디애나폴리스 시내의 I-65/I-70 노스 스플릿 재건 사업의 일부인 교량 공사 모습. 이미지 제공: 인디애나 교통부/HNTB 코퍼레이션(HNTB Corporation).

피건스에 따르면 인프라 현대화의 핵심은 디지털 기술, 즉, 클라우드 기반 작업 공유, 공통 데이터 환경, BIM디지털 트윈, 예측 모델링 소프트웨어, 오토데스크 AutoCAD(오토캐드), GIS 매핑 시스템, 도로 센서, 비용 효율적이고 장소 특정 방식으로 변화하는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제조와 조립을 위한 설계(DfMA) 등 신속한 건설 방식이다. 

여러 주에서 취한 첫 번째 단계는 인프라 자산을 더 잘 파악하는 것이다. 2017년 유류세가 제안되기 전에, 인디애나주 공무원들이 교량, 도로 길이, 크고 작은 배수로의 수와 상태 기록을 요청했다고 피건 국장은 설명했다. 

해당 데이터는 인디애나주 종합 자산 관리 포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디애나 주의 도로 길이는 약 4만6740킬로미터다. 5763개 교량과 8858개 대형 배수로, 5만 개 소형 배수로가 있으며, 그 수명과 상태, 위치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다. 재고 목록이 좋을수록 도로 상태도 좋다. 지난 5년간 ‘나쁨’ 상태인 도로의 비율은 10%에서 5%로 줄었고, 교량은 5%에서 3%로 감소했다. 

“8~9년 전에는 모든 데이터가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았다”고 피건은 설명했다. “파일 캐비닛이나 유지 관리 소프트웨어에 있었고, 다수는 엑셀 스프레드시트에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사방이 흩어져 있었죠. 우리는 가장 먼저 데이터를 중앙으로 모아서 하나의 데이터 소스로 만들고, 데이터를 자산 GIS 레이어형 프로그램으로 가져와서 모든 사람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데이터 모델링은 인디애나주 교통부(INDOT)가 위험에 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최근 인디애나주는 미국 지질조사국의 GIS 데이터를 사용하여 홍수 위험을 더 잘 평가하기 위해 강우량과 하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인디애나 교통부는 또한 교통 흐름을 재평가하고 파이프, 교량, 도로 보수에 대한 비용 제한 시나리오를 신속하게 반복하기 위해 dTIMS(Deighton Total Infrastructure Management System, 데이튼 종합 인프라 유지관리 시스템) 모델링 소프트웨어에 투자했다. 

자산 우선순위 및 위험 평가 

 인디애나주 교통부는 포장도로 유지보수를 위한 12년, 20년 주기 전략을 개발했다. 이미지 제공: 인디애나주 교통부.

이러한 노력의 장기적인 목표는 설계자, 엔지니어, 기획자, 수문학자, 자산가에게 위험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향후 설계의 복원력을 개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프라 재건의 보다 단기적인 목표는 기존 인프라를 유지하는 더 좋은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런옌은 미국 연방 도로청의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전부 교체할 필요가 없다면 한 발 물러서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집중하는 부분입니다.” 

100억 달러(약 13조7500억원)가 넘는 전체 인프라 예산 중 신축 공사에 대한 펜실베이니아 교통부의 목표액은 28억 달러(약 3조8500억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술은 유지보수 및 재건 활동에서 자산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비상상황 대응을 위한 통찰력을 제공하여 교통량이 가장 많은 도로와, 학교, 병원 및 발전소에 접근하는 경로, 수명 기간동안 프로젝트의 비용을 보여준다. 

런옌은 “모든 다리를 복원력 있게 지을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몇 년마다 홍수 때문에 파괴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는 주요 구조물이 분명히 있는데, 바로 그런 곳에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자산 우선순위 결정 사례로는 교량 유지보수가 있다. 특히 마이크로버스트가 지난 직후 더욱 그렇다. 브릿지워치(BridgeWatch)라는 소프트웨어 도구는 폭우 발생 지역을 정확히 규정하여 긴급 복구반의 대응 시간을 줄인다. 런옌은 “이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적재적소에 자원을 투입하여 적적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주 정부는 분석을 통해 취약한 교각의 물 흐름을 전환하고, 지하 파이프 시스템을 현대화하거나 퇴적물을 제거하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런옌은 “마치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같지만 이제 알려지지 않은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인디애나주 교통부는 총 430만 달러(약 59억 원)의 예산으로 포장도로 유지보수를 위한 12년, 20년 주기 전략을 개발했다. 균열 밀봉 및 부분 보수 등 강도가 낮은 보수 작업은 초기에 배정하고, 아스팔트 깔기 등 강도가 높은 작업은 일정 후반에 배정한다. 교량 및 지하 배수로 보수 공사에 투자하면 기준 자산의 수명도 부담 없이 연장할 수 있다. 

피건스 국장은 예방적 유지보수 프로토콜을 일상적인 자동차 점검과 비교했다. “오일을 교환하고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미래를 위한 건축

어느 순간이 되면 복구는 더 이상 비용 효율적이지 않게 된다. 기획자, 수문학자, 설계자, 엔지니어는 기후 변화와 집중호우를 예측하여 극한 기상 이변에 대한 과거 예측을 재조정하고 있다. 인프라 시스템은 도로 폐쇄나 인명 손실을 방지하여 광범위한 피해를 견뎌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펜실베이니아 주간 도로의 빗물 우수 시스템은 50년 동안의 홍수에 대비해 설계되었지만, 이제는 더 심각한 500년 동안의 홍수에 대비해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기후 변화] 곡선이 완만하게 상승하지 않습니다. 정말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요. 이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상황이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할 겁니다.” 런옌은 말했다. 

복원력 있는 설계 전략에는 내구성 높은 자재 선택, 도로 및 교량 위치 높이기, 하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도로 배치하기, 구조 요소 구성 변경 등이 포함된다. 

자재 강도를 모델링하고 시험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인디애나주 교통부는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와 협력하여 콘크리트 경화도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평가하고 있다. 주 정부에서 위탁한 엔지니어들도 낙하추 측정계(FWD)를 사용하여 포장 도로의 탄성을 측정하고 무거운 하중을 견디는 복원력을 판정하고 있다. 

교량 경사면, 댐, 제방 근처의 침식을 억제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도 또 다른 활발한 연구 분야다. 유실에 취약한 교량에 맞닿은 도로를 보호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교통부는 리하이 대학교(Lehigh University)의 연구원들을 고용하여 뒷채움 시공 기술을 평가했다. 한 가지 접근 방식은 교량 접지부 뒤에 굵은 골재, 암석 라이닝, 인조토양 랩으로 강화된 구성을 적용하는 것이다. 단단하게 결합된 매트릭스는 뒷채움 자재를 제자리에 고정하고 홍수가 발생 시 및 발생 직후에 도로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주위를 둘러보면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을 설치해 두었다”고 런옌 국장은 말했다. “에너지를 흡수해서 취약한 토대가 물에 닿지 않게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홍수 규모가 크면 보호용 돌도 유실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자재를 사용하여 오래 유지되면서도 환경에 민감한 매트릭스 개발을 연구해왔습니다.” 

미국 기반시설 투자 및 고용법의 자금 지원은 연구 노력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디애나주는 최근 이 법안의 프로텍트 프로그램(PROTECT program)을 통해 60만 달러(약 8억 2620만 원)의 연방 지원금을 받아서 육상 교통의 복원력 계획을 지원했다. 펜실베이니아주 교통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5천만 달러(약 688억 2500만 원)를 추가로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디애나주와 펜실베이니아주 모두 장기적인 비용, 에너지, 인명 및 탄소 절감 효과를 예측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새로운 교량과 도로 설계를 진단하고, 자재를 점검하고, 복원력 있는 자산에 대한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런옌은 이러한 발전이 이미 너무 지체됐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로서 우리는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런옌은 말했다. “복원력은 현재 설계하고 있는 것 이상을 생각하게 하는 진정한 추진력입니다. 다시 말해, 복원력과 기술 최적화 개념은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조직이 첨단 디지털 도구 및 작업흐름을 더 많이 도입할수록,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더 잘 대처하고, 기존 구조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미래의 과제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제프 링크(Jeff Link)는 설계, 기술 및 환경을 다루는 수상 경력의 저널리스트다. 와이어드(Wired),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 아키텍트(Architect), 드웰(Dwell) 등에 기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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