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글로벌 건축 및 엔지니어링 기업, 코로나19 속 어떻게 새로운 활력을 얻었나
코로나19가 확산된 이래로 작업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여 전 세계 각지에 있는 일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 어려운 현실에 처한 다국적 건축 및 엔지니어링 기업은 원격 환경에서 디자인 DNA와 문화를 공유하며 통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 유례없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결속력을 다지는데 결정적인 개인 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 대응하는 기술 인프라는 구축돼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기업들마다 이를 사용하는 수준은 각각 달랐다. 3대 글로벌 건축 및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손꼽히는 우즈 바고트(Woods Bagot), CRB, 뷰로 하폴드(Buro Happold) 등에게 2020년 주요 과제라 한다면, 직원 간 업무 또는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 물리적 인프라가 부재한 상태에서도 워크플로우를 이어가고 회사의 작업 문화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건축 회사인 우즈 바고트는 북미, 유럽, 아시아, 호주에서 사무실 16곳을 운영하고 있고, 여기에 1천여 명의 직원이 소속돼 있다. 이 회사의 기술혁신 부문 임원인 셰인 버거(Shane Burger)는 “다수의 스튜디오를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무실 16곳에 있는 직원 1천여 명을 재택 근무로 전환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큰 도전과제는 회사가 지속해온 문화적 전통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 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존 문화로는 금요일 오후 칵테일 파티, 월요일 아침 회의가 있는데, 이때 생일 파티와 팀의 중요 소식을 나누었다. 이를 바꿔 줌(Zoom),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상에서 몇몇 주제(애완견, 소소한 일들, 1869년 창립한 우즈 바고트 역사) 관련 소셜 해피 아워를 열었다.
우즈 바고트에서는 시대에 발맞추어 회사 내 디지털 네트워크를 마련해 왔다. 예를 들어, 디자인 인텔리전스 포털(DI Portal)은 내부에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 스타일의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이다. 전 지역 오피스에서 진행 중인 설계의 간단한 스냅샷을 보여주며, 직원들은 관심그룹, 디자이너, 해시태그, 스튜디오 뿐만 아니라 관심을 끌 만한 아이템을 소개하는 이들을 태깅한다. 버거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좀 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라며 “평등, 커뮤니티, 참여의 정신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택 근무를 통해 이뤄지는 가장 큰 기술적 혁신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대대적인 이전일 것이다. CRB는 북미 및 유럽에 사무실 20곳에서 직원 1,200명이 일하고 있으며, 바이오 약품 및 식음료 제조 시설의 설계 및 시공 프로젝트에 특화돼 있다. 이전부터 클라우드를 통한 협업 방식을 이용해왔지만, 팬데믹을 통해 팀에서는 기존의 모범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이전부터 사용해 온 도구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기반 오토데스크 AutoCAD Plant 3D(오토캐드 플래닛 3D) 및 P&ID를 사용해 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를 3월 중순에 오토데스크의 BIM 360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CRB 토드 윌리엄스(Todd Williams) 기술 디렉터는 “당초 프로젝트 전부를 올해까지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로 스케줄을 당겼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CRB의 신규 프로젝트들을 모두 클라우드에 이전시켰다.
윌리엄스 디렉터는 CRB의 미국 및 유럽에 있는 18개 사무실에서 내부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야머(Microsoft Yammer)를 “사내 페이스북” 같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가 격리된 사람들을 돕고 애완견 사진 등 일상 생활을 서로 나누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인 뷰로 하폴드는 2014년부터 BIM 360을 이용해 왔으며, 미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의 40%는 코로나19 이전까지 클라우드에서 이용해 왔다. 2월 말경 뷰로 하폴드 뉴욕 사무소의 폴 맥길리(Paul McGilly) 디지털 설계 부팀장은 IT 기업과 함께 재택 계획을 실행하고 나머지 전 미국 프로젝트를 BIM 360 클라우드로 이전시켰다. 맥길리 부팀장은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었고, 엔지니어에게는 노트북과 모니터가 배정되고 BIM 360 라이선스가 부여됐다”며, “팬데믹 발발 당시 우리는 이미 클라우드 환경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맥길리는 클라우드 이전과 재택 근무가 엔지니어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간단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재택 근무 시, 클라우드 모델의 접근성 여부에 있어 특별히 성능이 저하되는 부분은 없었다. 예를 들어 Revit(레빗) 서버에서 모델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에서 3시간가량 걸렸는데, 이는 규모에 따라 다르며 VPN 연결로 업데이트를 동기화하는데 10분이 소요됐다. 하지만 BIM 360 클라우드를 사용할 경우, 1~3분이면 모델을 열고 20~30초면 동기화가 완료된다.
클라우드로 완전히 이전을 하여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에 증진이 있었다. 뷰로 하폴드에서는 프로젝트 대부분에서 BIM Revit 및 건축 도면을 공유하며 클라우드에서 클라이언트와 협업을 진행한다. 협업 방식은 브라운 대학교의 공학연구센터(Engineering Research Center)에서 통합 프로젝트 수행방식(integrated project delivery, IPD)을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2018 오토데스크 AEC 엑셀런스 어워드(Autodesk AEC Excellence Award) 설계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했다.
원격 근무로 전환한다는 것은 디지털 영역 이상의 변화를 요하는 일이다. 우즈 바고트, CRB, 뷰로 하폴드 모두 코로나19 발발 이후 직원들에게 신속히 노트북을 제공했다. 우즈 바고트 버거 기술혁신 부문 임원은 컴퓨터 모니터와 의자도 보내주었다고 했다. 침실이나 주방 테이블에 새 노트북을 두게 되면서 “인체공학 같은 화두가 점점 중요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출장도 어려워지면서 건축 및 엔지니어링 회사는 고품질 설계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현장의 이미지와 컨텍스트를 수집할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멀리 떨어진 건물 부지를 원격에서 측정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부분이 보다 중요해지고, 또한 어려워진 것이다. 우즈 바고트에서는 포인트-클라우드 스캐닝 기술을 바탕으로 드론 사진측량 기술을 실험한다. 뷰로 하폴드는 태블릿으로 부지 조사를 기록하거나 설명에 대한 생중계를 진행한다. CRB의 경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Microsoft HoloLens) 증강현실(AR) 스마트 글래스를 다이나믹스 365 리모트 어시스트(Dynamics 365 Remote Assist)와 함께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부지 조사를 비롯해 30곳에 이르는 시설 최종 검토 목록도 파악했다. 해당 글래스를 통해 이미지, 설계도, 도면, 모델 변경이나, 상세 설명 시의 몰입 뷰, 원격 음성 커뮤니케이션 등을 할 수 있다.
뷰로 하폴드의 경우, 경제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행할 최종 검토 목록이 수없이 많다. 이 회사는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에 직원 1,900명을 두고 있다. 그 중 미국에 있는 직원이 300명 정도인데, 맥길리는 향후 3년 이내 직원이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맥길리 부팀장은 “앞으로 우리의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변할까? 추가로 오피스 공간을 임대하게 될까? 산업이 바뀌고 있다. 이전과 결코 같지 않다. 원격 근무를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한 방식으로 진행이 될거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뷰로 하폴드는 지역 사정이나 건물 지침에 따라 조심스럽게 사무실 업무를 재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맥길리 부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이제부터 사무실은 최소로 사용할 거라 직원들은 책상을 예약하는 앱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재택 근무와 사무실 근무 사이 선택권을 갖게 된다. 직원의 안녕이 가장 중요하고, 이와 같은 유연성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수행하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에 있는 뷰로 하폴드 사무실은 BIM 360 도입으로 미국에서 생산성 향상을 이루었다. 또 프로젝트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다.
맥길리 부팀장은 “더 나아가 자사의 오픈 소스 코딩 플랫폼인 BHoM[Building Habitats object Model]을 BIM 360과 통합할 기회도 살피고 있다”라고 하며, “이를 통해 좀 더 효율적으로 중앙 소스에서 프로젝트 데이터를 마이닝 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우즈 바고트 버거 기술혁신 부문 임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어색하게 공적 사회적 거리두기 공간을 만드는 식의 방어적인 디자인 대응보다 살아가고 일하고 즐기는 공간의 유연성을 증대하는 방식, 즉 “공간에 대해 보다 주도권을 갖고 공간의 다기능성을 늘리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했다. 우즈 바고트의 “AD-APT” 제안에서는 공간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트랙 위에 이동 가능한 가구 벽을 두어, 일하고 쉬고 즐기는 일상생활 가운데 필요한 공간 확장이나 축소에 유연한 공간으로 정의하고자 했다.
회사가 얼마나 많은 스튜디오 공간에서 이와 같은 목표(또는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안전하게 업무공간을 재개하는 방식을 전파하는 것이 설계 지식의 특화된 한 분야가 되었다고 버거는 말한다. 우즈 바고트 및 기타 회사가 스스로 이와 같은 질문에 답하게 되면, 이와 같은 전문성을 클라이언트에게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버거 기술혁신 부문 임원은 “사무실이 현재 어때 보이나?”라고 물으며, “대면 방식의 대화를 가장 잘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는 협업을 의미한다. 이는 더 이상 모두가 책상에 앉아 자신의 컴퓨터를 응시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책상 공간은 더 이상 상황을 주도하지 않을 것이기에, 협업 정신이 물리적인 스튜디오를 가장 주도하게 될 것이다”라고 마무리했다.